-생명의 사과-
역사 속에 등장하는 사과라면.. 성경에 나오는 아담의 사과가 가장 먼저이지 않을까? 성경 속 아담이 먹은 사과는 선악과를 따먹지 말라는 신의 금기를 어겨 이브와 함께 낙원에서 쫓겨나서 뺏고 뺏기는 인간의 굴레를 살게 된 계기가 된다. 흔히 우리가 '생명의 사과'라고 부르는 것의 시작이라고 한다. 관련해서 '지구가 멸망하는 날 한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말이 나왔다는데, 정작 말한 사람을 잘 모르겠다. 철학자 스피노자라는 주장도 있고, 목사 마틴 루터 킹이라는 주장도 있다.
-전쟁의 사과-
그리스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트로이의 왕자 '파리스'도 사과'와 관계가 깊다. 그리스 신화에서 신들의 파티에 초대받지 못한 불화의 신이 파티장에 황금 사과 한 개를 던져 놓고 가자 그 사과를 차지하기 위해 신들이 싸움을 벌이고, 제우스로부터 선택권을 얻은 파리스는 미인계를 쓴 아프로디테에게 사과를 넘겨 준다. 파리스는 그 대신 스파르타의 왕비 헬렌을 차지하게 되고 그리스 연합군의 공격을 받아 나라를 잃게 된다.
-독립의사과-
14세기부터 스위스에서 전해오는 이야기인 '빌헬름 텔의 사과 이야기'는 교과서에서도 자주 볼 수 있다. 이야기에 따르면 빌헬름 텔은 14세기 오스트리아의 지배를 받던 스위스의 작은마을에 살던 사냥꾼이라고 한다. 어느날 그가 살던 지역을 관장하던 오스트리아인 총독이 명령을 어긴 텔을 벌주기 위해 텔의 아들 머리 위에 얻어놓은 사과를 화살로 쏘라는 지시를 하고, 텔은 화살로 명중시키지만 유배형에 쳐해진다. 그의 유배는 스위스 독립운동에 불을 지피게 되었다.
-과학의 사과-
17세기 '만유인력'을 발견한 과학자 '뉴턴'의 사과 일화는 너무 유명해 언급도 망설여질 정도다. 1665년 경 유럽에 흑사병이 돌아 대학이 휴교하게 되자 뉴턴은 고향 집에 내려가 정원의 사과나무 아래서 쉬던 중, 우연히 떨어지는 사과를 보게되고 사과가 왜 날아가지 못하고 땅에 떨어지는지에 의문을 품는다. 의문은 사과와 땅 사이에 존재하는 힘을 깨닫게 하였고, 지구와 사과 나아가 모든 물체 사이에 보편적으로 작용하는 만유인력을 밝혀 내기에 이른다. 이후 사람들은 그의 발견에 동기가 되어준 사과를 '과학의 사과, 기회의 사과' 등으로 부르고 있다.
-우정의 사과-
정물에 꼭 사과를 그려넣었다는 화가 세잔의 일화도 유명하다. 그는 유난히 정물을 좋아하는 화가였는데, 그의 정물에는 사과가 빠지지 않는다고 한다. 화가의 취향이기도 했겠지만, 그가 사과를 즐겨 그린 이유는 친구와의 우정 때문이었다고 한다. 어린시절부터 친구였던 작가 '에밀 졸라'는 생활이 어려워 친구들로부터 따돌림을 받았고, 그를 세잔이 늘 위로해주었는데, 이에 대한 보답으로 졸라가 세잔에게 사과를 쥐어주곤 했다고 한다. 그 기억으로 성장한 세잔이 그림을 그릴 때면 사과를 구도상 중요한 위치에 놓곤 했다는 것이다.
-호기심의 사과-
최근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킨 사과라면 단연 '애플'의 사과다. 애플 로고의 유래는 다양한 유래가 알려져 있지만 무엇이 진짜인지는 의견이 분분하다. 논란이 일었던 대표적인 두 가지는 청년 시절에 돈이 없어 사과(apple)만 지겹게 먹던 경험을 떠올리며 만들었다는 설과, 20세기 게이로 범죄자 취급을 당하다 사과에 청산가리를 주입해 베어물고 죽은 과학자 '튜링'을 기리고 추모하기 위해 만들었다는 설이다. 하지만 1976년 설립부터 몇달간 사용하였고, 과학자 '뉴턴'과 사과가 도안으로 인쇄된 로고를 보면 과학자 튜링과는 거리가 멀다는 생각이 든다. 또 당시부터 사용한 기업 슬로건이 "Byte into an Apple" 이었던 것을 떠올리면 왜 베어먹은(bitten) 사과가 로고로 사용되었는지 짐작할 수 있지 않을까..
애플컴퓨터와 '사과'는 로고뿐 아니라 다른 이유에서도 인연이 깊다. <뉴욕타임스> 2005년 2월 28일자 부고 기사에 따르면, 애플의 대표 컴퓨터 브랜드인 '매킨토시(Macintosh)'는 애플의 기술개발자였던 제프 래스킨이 즐겨먹던 사과의 종류였다고 한다. 자신이 개발한 컴퓨터에 가장 좋아하는 사과 이름을 붙인 것이다. 프랑스 기호학자인 '장-마리 플로슈'는 애플의 베어먹은 무지개색 사과 로고를 보고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한 '열린 이미지'라고 하였다. 실제로 회장 전용 주차장도 없다는 애플의 조직구조가 로고의 뒤죽박죽으로 섞인 무지개색과 잘 어울린다는 생각도 든다.